뇌 MRI만으로 알츠하이머 예측, 치매 예방 길 열린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알츠하이머 전조 증상인 경도인지장애(MCI)를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행동 관찰 등으로 증세를 파악하던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가 영상 분석으로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알츠하이머 전 단계를 파악한다. 치매 관리 핵심인 조기 발견과 예방에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에 따르면 최근 뇌 MRI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와 치매 전 단계인 MCI를 예측·진단하는 임상결정지원소프트웨어(CDSS) 베타 버전 개발이 완료됐다. 올해 말까지 주요 대학병원 6곳에서 임상시험을 마무리한다. 이르면 2019년부터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된다.

CDSS는 건강한 노인의 뇌 MRI 영상과 환자 뇌 영상을 비교·분석, 병변을 자동으로 찾아 준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올해 초 65세 한국인 1042명의 뇌 MRI 영상을 분석, 표준 뇌 영상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와 MCI를 진단·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한국인의 표준 뇌를 기준으로 환자 뇌 영상 가운데 6개 부위를 집중 분석한다. 해마, 측두엽 안쪽, 대뇌피질 등이 대표 부위다. 부위마다 치매 증상 관련 가중치를 둬 예측, 진단 여부를 수치로 제시한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예측은 약 95%, 초기 MCI는 약 60% 신뢰도를 각각 나타냈다.

현재까지 치매 진단은 신경심리 검사로 기억과 인지기능 장애를 평가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를 촬영하는 양전자단층촬영(PET)도 활용된다. 다만 신경심리 검사는 행동상의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 질병 단계에서는 예측이나 조기 진단이 어렵다. PET는 한 번 찍을 때마다 최대 150만원이 넘는 비용과 의료진에 따라 판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부작용이 있다.

국책연구단이 개발한 솔루션은 치매 진단·예측에 활용되지 못한 MRI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뇌 구조, 기능상의 변화를 정량화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병변과 잘못 판독하는 실수를 줄인다.

CDSS 베타버전은 60%를 넘어섰다. 앞으로 2년 안에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통상 MCI 진단이 정확도 70%가 넘으면 의료 현장에서 진단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로 발전되는 것만 막아도 치매 관리의 상당 부분을 해결한다.

이건호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장은 “치매는 행동 이상으로 병세를 보고 판단할 뿐 확진은 아니다”면서 “개발한 솔루션은 행동 이상을 찾기 어려운 초기 MCI 등을 뇌 영상으로 조기 발견, 알츠하이머에 선제 대응하는 길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68만5739명이다. 전년 대비 27.7%나 증가했다. 전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10%를 차지한다.

치매에 근본 원인 치료제는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로 허가 받은 약물도 네 가지에 불과하다. 대부분 치매의 한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는 역할만 한다.

이 단장은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솔루션은 치매 관리에 핵심인 예방을 구현하는 동시에 치료제 효능을 검증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 “치매 환자를 최대 30%까지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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